냉동고ㆍ들꽃 장광순
냉장실에 비해서
턱없이 좁은
냉장고 냉동실
늦가을 바리바리
들여놓은 대봉감
말랑말랑해질 즘
모셔 온 냉동고
고등어
조기를 시작으로
가지 말린 거
호박 말린 거
브로콜리 반 개
양배추 반 조각
마늘종 데친 거
맨 마지막 칸
채소 다듬은 부산물까지
별의별 게 다
자리를 차지한다
껍질 벗길 때 눈물 콧물
줄줄 흘리게 했던 양파
양파는 잘 있겠지
매운맛 쏙 빠지고
단물만 남아 있겠지
흐르는 세월에도 툭툭
튀어나오는 까슬한 성미
냉동고에 넣어두면
부드러워질까
좀 매끄러워질까
-시집 (들꽃 향기 머무는 길목) 중에서-
냉장실에 비해서
턱없이 좁은
냉장고 냉동실
늦가을 바리바리
들여놓은 대봉감
말랑말랑해질 즘
모셔 온 냉동고
고등어
조기를 시작으로
가지 말린 거
호박 말린 거
브로콜리 반 개
양배추 반 조각
마늘종 데친 거
맨 마지막 칸
채소 다듬은 부산물까지
별의별 게 다
자리를 차지한다
껍질 벗길 때 눈물 콧물
줄줄 흘리게 했던 양파
양파는 잘 있겠지
매운맛 쏙 빠지고
단물만 남아 있겠지
흐르는 세월에도 툭툭
튀어나오는 까슬한 성미
냉동고에 넣어두면
부드러워질까
좀 매끄러워질까
-시집 (들꽃 향기 머무는 길목)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