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많이 부족한 글
실어주신 문학청춘
대표님과 운영진께
감사드립니다.
1. 그대 평안하세요 /장광순
애기바다쇠오리 발자국
촘촘히 찍혀 있는 백사장에서
그려보는 그대 모습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갈매기 걸어간 물 위에
물결만 찰랑이고 있지만
머물렀던 그대 흔적 나를 보며
손짓하는 듯하여 담담히 바라봅니다
하나둘 떨어지는 구름 조각
날마다 밀려오는 그리움 같아
또르르 똑똑 눈물이 떨어지지만
한 때는 다정했던 그대라서
물질에 여념없는 가마우지
평안을 기도하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
2. 추사와 탱자나무 /장광순
억센 가시가
꽃봉오리를 품을 줄이야
어림잡아 반 뼘은 됨직한 시퍼런 가시
대문 밖으로 향하던 발목을 잡지만
사이사이 옹기종기 피어난
다섯 꽃잎이 풍기는 향기
자그마한 초가를 감싸고 도는구나
오고 가는 이 없는 파도 소리만
간간이 들려오는 모슬포에 당도한
안해 향기인가 하여 수시로 나가
그 앞에 서서 "어젯밤 잠은 잘 잤느냐
고뿔은 걸리지 않았느냐" 말을 붙인다
지나가는 바람에
꽃잎 흔들리면
안해 미소인 듯하여
덩달아 빙그레 웃기도 한다
꽃잎이 떨어지고 작은 열매가 맺히고
노랗게 익어가며 시큼한 향기를 뿜으면
사방은 탱자 향기 가득하겠지
그 향기 먹물 삼아
한지에 그려 넣은 탱자꽃
멀리 한양 땅에 사는 안해에게 보내면
안해는 분명 두 손으로
고이고이 받들어 품어 안아주겠지
*추사 김정희 선생님의 제주도 귀양살이를 생각하며 적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