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생활문인협회
시인부락 2024 가을호
멍석딸기ㆍ들꽃 장광순
아랫마을로 내려가는 오솔길
쭉쭉 뻗어가던 멍석딸기 순
여름이 무르익어가면
큼직하고 새빨간 열매로
친구인 척 손짓하며 유혹했지
아까시나무 사이사이
일가에서 부족으로
부족에서 나라를 이룬 멍석딸기
가시에 찔려가며
하나둘 따 모으던 여름날
멍석딸기 먹으면
옴이 생긴다고 하시던 엄니
은근히 겁나지만
뿌리치지 못했던 새콤달콤
세월이 흘러 곰곰 생각해 보니
귀한 딸내미 가시에 찔릴까 봐
딸기 잎사귀 뒤에 숨어
노려보던 배암에게 물릴까 봐






멍석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