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들꽃 장광순
에로스 활을 떠나
슝슝 날아오는
큐피드 화살
몇 번을 잡아내면 만족할까
부드럽게 변화시킨 소가지
반들반들 윤기 나게 닦아
봉사하며 살기 위해
채비해야 할 것은
부드러운 손길
따스한 미소 열심뿐
꼴값하네?
빈정거림 당할 필요도 없고
단 한 번만으로도
기쁨의 파도 출렁이고
값비싼 향수 펑펑 뿌리지 않아도
은은하고 맑은 들꽃 향기
퐁퐁 솟아오르리니
이보다 즐겁고 보람된 일이 또 있을까?
도라지모시대꽃
사진 : 이옥란선생님